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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

한국 근대사를 수놓은 천재 화가들 [살롱 드 경성]

by 슬기맘오똑이 2024.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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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근대사를 수놓은 천재 화가들 [살롱 드 경성]

 

 


예술분야 7번째 책은 지인의 추천으로 읽게 되었다.

우리나라 근대사를 수놓은 천재화가들의 그림과 스토리에 관한 책이라는 문구에 내가 알고 있는 화가가 누가 있을까 하고 책을 펼쳤다.

'이상, 구본웅, 백석, 정현웅, 정지웅, 길진섭, 이대준, 최재덕, 박수근, 김환기, 도상봉, 나혜석, 김향안, 이중섭 문신, 등등 목차 부분을 읽어 내려가면서 알고 있는 화가가 별로 없다는 것에 적잖이 놀랐고 너무 무심함에 부끄러웠다.

책을 구매하기 전까지는 별로 기대한 게 없었는데 책이 보물단지였다.  평상시에 볼 수 없는 그림들과 화가를  이런 기회에 만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우리나라 화가들의 작품은  풍경화나 산수화 정도만 생각했는데 그에 버금가거나 그보다 더 뛰어난 화가들이 많다는 것에 놀라웠다.
우리 역사 문화 역사에서 잊히지 않고 계속 기억되는 분들로 남았으면 좋겠다.

[살롱 드 경성]으로 작가들의 삶과 작품에 대한 이해와 그림을 감상하며 우리나라 근현대 미술계에서의 성공과 실패에 대한 역사를 알게되어  김인혜작가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박완서의 소설[나목]은 박수근의 삶에서 시작되었다.

 

박완서가 처음 박수근의 작품을 봤을 때는, 어둡고 우중충한 겨울나무를 그렇게 도 그릴까 생각했다고 한다. 그런데 실제로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떤 작품에나 회색빛 표면층 밑으로 분홍빛, 연둣빛이 스며 올라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쌀쌀한 겨울 풍경이지만, 봄을 기다리고 예비하는 나무를 그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박완서는 박수근이 죽고 나서야 뒤늦게 깨달았다(p92)

 

6,25 전쟁통에 두 작가는 고통의 시간을 처절하게 살아냈다.
미국PX 에서 박완서는 기념품의 점원으로, 박수근은 기념품에 초상화나 그림을 그려주는 사람으로 만났다. 스무 살이 갓 넘은 박완서는 그 상황을 이 치욕적으로 느꼈다.
그리고 13년이 흐른 어느 날 박수근의 유작전에서 박완서는 그의 작품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우직하고 굳굳하게 그림을 그리더니 정말 해냈구나 감동을 받았고 그 인연의 소재가 ' 나목'의 소설로 아름답게 탄생했다.
박수근은 화가이자 가장과 생활인으로 자신의 삶을 온전히 살아내면서 그림에 일상적인 순간에 깃든 진실과 고귀함을 담아내어 보는 사람에게 감동을 주고 따스한 마음을 전해준다.

 

 

'평범한 행복을 유지하는 삶'이야말로 쉬운 일이 아니다. 행복이란 진정한 용기와 마음의 자유를 지닐 때 비로소 쟁취할 수 있는 것 이기 때문이다.(p116)


도상봉과 나상윤의 부부는 진정으로 서로를 응원하며 신뢰하고 끝까지 지지하는 부부의 참 모습을 보여주었다.
신랑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자신의 꿈은 살짝 접어두고 내조를 하여 화가로 좋은 작품을 창작할 수 있도록 도왔다.
도상봉도 그런 아내의 사랑에 나상윤의 끼와 재능을 유감없이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서로를 존중하는 모습에서 창작의 자유를 유감없이 발휘한 두 부부의 모습이 아름답다.



탐험하는 자가 없으면 그 길을 영원히 못 갈 것이오. 우리가 욕심을 내지 아니하면 우리 자손들을 무엇을 주어 살리잔 말이오? 우리가 비난을 받지 아니하면 우리의 역사를 무엇으로 꾸미잔 말이 오?(p183)

 

그 시대에 깨어있는 여성지식인 나혜석. 최초의 신여성 나혜석은  획기적이고 거침없이 자신의 길을 개척하였다.
 
"탐험하는 자가 없으면 그 길을 영원히 못 갈 것이오" 이 말 한마디가 나혜석의 모습이다.
부모의 반대를 무릎쓰고 현모양처의 길보다 자신의 꿈을 향해 일본 유학을 선택한다.
현모양처론의 여성의 역할을 크게 비판하고 자신의 삶을 뜨겁게 살아냈다.
거침없는 행보와 꿈의 도전, 사랑의 쟁취 스스로 선택하고 스스로 살아낸 멋진 여성이다.






그늘에도 빛이 있다(p253)


"어떠한 추악함이나 증오속에서도 미를 향해 나가는 흐름이 있을 때 비로소 회화 세계는 존재한다"는 것이 오지호의 굳은 신념이었기 때문이다. 그의 이론에 의하면, 어떠한 고난이 와도 삶은 총체적으로는 "환희이다. 그리고 예술은 그 환희를 표현하는 일이다. 그러니까 인간 삶의 영역에서도 예술에서도, "그늘에도 빛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어느 화가도 평탄한 인생을 살지 않았지만 오지호 화가 역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유복한 집안이었지만 시대적 상황에 통감하고 자결한 아버지로 인해 험란한 인생이 펼쳐졌다.
일본 유학 후 위출혈로 죽음의 문턱을 다녀오고 6,25 전쟁으로 포로가 되어 죽을 위기를 겪고 숱한 고난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생명력과 빛의 아름다움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어떠한 고통이 와도 그 고통에 매몰되지 않고 굿굿한 정신력으로  빛나는 작품을 창작하셨다.






신념대로 살지 마라. 방황하라. 길 잃은 양이 돼라."
어어령의 말처럼 어찌 보면 이대원의 삶이야말로 바로 이 경구를 실천하여 성취해 낸 결과물이다. 행복이란 남의 신념대로 살지 않으려는 의지를 가지고, 방황하고 길을 잃는 어쩔 수 없는 과정을 거친 후에야 비로소 바로 내 옆에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무엇'인가 보다.(p279)


진정한 행복은 무엇일까?
좋은 집안에 준수한 외모와 학벌, 훌륭한 아내를 만나 결혼까지 한 이대원은 남부러울 것 없는 삶이었다.
그러나 누가 봐도 부러운 삶이지만 채워지지 않는 절대적인 공허에 방황하고 우울증에 자살 시도도 했었다.
자신이 진정으로 바라던 꿈을 이루지 못한 공허함이 삶을 불행으로 채웠다.
다시 붓을 들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였고 그 환희에 부서지는 햇살의 영롱한 빛까지 살아 숨 쉬게 회폭에 담았다.
바로 자신의 모습을 담은 것이다.
극도의 슬픔과 고통을 겪어보았기에 다시 시작하는 인생의 행복이 더 소중하게 다가왔을 것이다.





노예처럼 일하고, 서민과 함께 생활하고, 신처럼 창조한다(p377)


조각가 문신의 좌우명이다.
치열하게 삶을 살았던 문신이다.
화가에서 조각가로 거듭 난 문신은 하루하루 살아가는데 목숨 걸고 생을 영위하는 보통사람의 모습에서 스스로 살아갈 에너지를 얻었다.

탄광촌 노동자, 푸줏간 점원, 거름통을 나르는 직원으로 타인의 멸시와 굴욕에도 신경 쓰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시며 삶을 헤쳐나간 아버지에게 감동받았고 그 모습이 살아나면서 용기를 준다고 회고했다고 한다.

그 모든 역경에서 어떤 거에도 굴하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굿굿하게 천둥이 치든 뭐가 치든  당당하게  펼쳐나가면서 정말로 노예처럼 작품 활동을 했다.  그의  삶이 어떤 이상적인 삶으로 산 게 아니라 그냥 서민들의 삶 속에 녹아들면서   그걸로 소재로 삼고 그 안에 인생을 담아  자기의 혼을 갈아 넣은  그림들이나 창작물을 창조하였다.

나도 문신이 얘기한 것처럼 노예처럼 일하고 서민과 함께 생활하고 신처럼 창조한다 이런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보면 어떨까 너무 멋있다




 

살아보니 인생은 눈물 나게 아름다운 것이었다.


세상을 살 만큼 살았고 그때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시대적 배경으로 어렵게 살아갔던  사람들.
그러나 역경이 역경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더 높은 꿈을 향한 발판으로 비상하였고 치열하게 살아갔고 고뇌와 슬픔을 고귀한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세상은 넓고 배울 것도 많고 참 다채롭구나'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새로 알게 되어서 너무너무 설레고 기대가 된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 리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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