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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

참된 사랑에 대하여 [로스 할데]-헤르만 헤세

by 슬기맘오똑이 2023.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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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 아홉 번째 책 로스할데입니다.
짚은 검은 초록바탕에 작은 창에서 한 줌 빛이 들어오며 화가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 책표지가 왠지 모를 고독과 암흑에 압도당하면서도 캠퍼스 그림이 궁금해집니다.
 
로스할데는 격조 있고 기품 있는 건물에 넓고 아름다운 정원과 호수가 있는 꿈의 궁전입니다.
누구나 꿈꾸는 멋진 저택이지요. 궁전에는 모든 행복과 사랑만이 넘칠 것만 같고 모든 불행은 넘어오질 못할 안전하고 평화로운 곳일 것입니다.
그러나 만개한 꽃이 흐드러지게 웃어도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이 흘러도 굴속 같은 짙은 어둠과 고독의 장막이 로스할데를 삼켜버렸습니다.
 
 

 
 

모든 것을 흘러가는 대로 방치하고, 오로지 작업에만 매달리는 것으로 낙찰을 보았다.
그의 끈질긴 성품은 삶 속에서 풍요와 깊이와 온기를 잃은 대신,
예술의 경지에서 그만큼 더 풍요롭고 깊고 따뜻할 수 있었다(p122)

 
 
 
예술가와 가정적인 사람은 공존할 수 없는 것일까? 
예술가는 자기만의 세계를 독특하게 가지고 있어서 순탄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어려운 것일까?
순탄한 삶을 살 수 없다면 예술가로서 길을 선택하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한 집안의 가장으로 든든하고 따듯한 아빠와 남편으로 가족을 보살피며 함께 삶을 영위해야 하는 책임과 의무가 있습니다.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 바로 직무유기이기이지요.
페라구트는 자신과 가족을 아프고 고독하게 만들었습니다.
 
 
 

내가 화를 내고 불평을 하면, 그녀는 묵묵히 괴로워하기만 했다네. 잠시 후 내가 좀 더 그녀를 이해하고자 그녀에게 용서를 구하거나 즐거운 기분을 불러일으키려고 해도 잘되지가 않았네. 그녀는 여전히 침묵을 지키며 무뚝뚝한 본성을 더욱더 충실하게 고집하는 거야. 내가 옆에 있으면, 그녀는 불안해져서 유순하게 입을 다물고 있는 거야. 내가 화를 내든 유쾌한 기분이 되든, 그녀는 한결같이 침착한 태도로 받아들였어.(p82)

 
소통의 창구가 닫혀서 단절이 되었습니다. 공감과 소통으로 유대관계가 이루어집니다.
결혼생활에서는 더욱더 그렇습니다. 가족이기 때문에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로의 진심을 이야기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좀 더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였더라면, 상대를 이해하고 서로를 존중하며 살았을 텐데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꾸지람은 아무 소용이 없어요


피에르에 한 마디가 경종을 울렸습니다.
어떤 좋지 않은 일을 했을 때 자신도 그걸 알고 부끄러워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결과만 보고 성급하게 꾸지람을 하게 됩니다.
꾸지람이 아니라 그 마음을 읽어내고 상황에서 어떻게 할 것인지 물어봐주고 기다려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결과만에 초점을 맞추고 잘못한 것을 찾아내려 하는 것은 아닐까?
실제로 자신도 같은 실수를 하고 있으면서 말입니다.




과거와 현재 달라진 두 부부의 모습이 가슴이 아픕니다. 사랑이라는 감정, 연민의 감정으로 부부가 되었는데 애다게 두드려도 열리지 않는 돌문처럼 서로에게 마음을 문을 닫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서로에 대한 무심함, 함께 있어도 외로움을 느끼게 하는 시선,  닫아버린 귀

부부만의 불화가 아니라 사랑하는 아들에게까지  안전하고 포근한 울타리가 되어주지 못했습니다.

소통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경청이라고 합니다.

'너의 의견을 나는 존중해', 나는 너를 신뢰하고 있어'라는 마음을 담은 것이 경청입니다
함께 있으면서도 그와 같은 사람이 아니었고 다른 사람이 되어 버린 부부의 현실이  건강한 아들이 병들어 있는 모습과 같습니다.
우리는 왜 지나가고 나서 그 소중함을 아는 것일까요?

나는 얼마나 경청을 하였을까 되짚어 생각해 봅니다.

다정한 말 한마디, 미소로 나의 마음을 표현하여야겠습니다.

 

 

 

 

 

                                          그의 시련과 인식 속에 체념 따위는 없었다.
                          의지와 대담한 열정으로 가득 차서 새로운 삶을 정면으로 응시했다.(p247)

 

 

 

꿈꾸는 삶, 내가 바라는 성공적인 삶은 그냥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꿈만을 꾸고 있다고 실현되는 것이 아닙니다.

내 습관으로 굳어버린 생활을 끊어내는 고통을 이겨내고 변화를 해야 합니다.

애벌레가  정상을 오르기 위해서 무수한 다른 애벌레를 짓밟고 올라가다  또 추락하며 오르기를  반복하다가 고치의 삶을 이겨내고 나비가 되어 정상을 날아오를 수 있음을 깨달았던 것처럼 정면으로 응시하면서 나는 무엇을 바꿀 수 있나?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일까?  질문을 마주합니다.

 

 

 

애는 내가 갖고 있는 마지막 보루일세! 나는 지금 페허의 파편 사이에 앉아 있네.
오늘 내가 죽는다면, 자네를 제외하고 기껏 서너 명의 신문기자나 관심을 가져 줄 거야. 
나는 불쌍한 인간이야. 내겐 이 아이밖에 없네. 내가 목숨을 부지하고 사랑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라네.
그 애를 위해서라면 고통을 겪어도 좋고, 그 애 곁에 있으면 이 순간에도 나 자신을 잊을 수 있지.
 자넨 그걸 분명히 생각해 줘야 하네!
그런데도 그 애가 떠나도록 내버려 두란 말인가!(p97)


내가 잡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집착하며 손에 움켜잡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움켜잡느라 손을 펴지도 못하고 긴장하고 있는 상태. 유일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그 자체가 오히려 옭아매는 족쇄가 되는 것은 아닐까 합니다.

'잘하는 사람, 착한 사람'이라는 평가에 대한 집착으로  'NO!'를 당당하게 이야기 못하는 수용적인 사람이 된 것은 아닐까

착함이라는 사회적 플레임에 나를 끼어 맞추어서 적당히 타협하고 적당히 안전하게 적당히 비굴하게 산 것은 아닐까 합니다.

능동적인 사람으로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려면 내 안의 틀을 내가 깨야 합니다.

내려놓아야 할 것, 바라보아야 할 것, 변화를 해야 할 것을 생각해 봅니다.

 

 

 

죽어 가는 아들의 침대 곁에서 한 번의 참된 사랑을 체험했고, 
처음으로 자기 자신을 잊을 수 있었고, 자기 자신을 극복할 수 있었다. 
그것은 체험이자 보잘것없는 작은 보물로서, 영원히 그의 마음에 남아 있을 것이다.(P247)

 

 

참된 사랑

헤세의 작품은 바로 이 참된 사랑을 이야기합니다.

나로 향하는 깊은 심연의 모습을 찾아가는 것, 끝없이 몰락하고 추락하고 암흑을 길을 헤매며 걸어갈 수밖에 없는 것이 참된 사랑을 찾기 위함입니다

자기 자신을 잊게 하고 뭐든 것은 내려놓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바로 그것, 자기 자신을 극복하게 하는 그 무엇을 우리는 찾아야 하고 그것이 삶의 과제이지 않는가?

나는 정말 참된 사랑을 해보았는가?

내 삶을 좀 더 구체적으로 진정으로 사랑해 보자 결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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