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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

헤르만 헤세가 사랑한 사람 크눌프

by 슬기맘오똑이 2023.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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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르만 헤세가 사랑한 사람 크눌프

 

 

헤르만 헤세의 모든 작품에서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바로 자유로운 삶, 방랑과 향수이다.

크눌프는 혼자 자유로운 인생을 선택하여 이리지리 떠다니는  삶의 방랑자로서 가장 충실한 헤세의 생각과 감정이 드러난 책이다.

 

내가 원하는 바로 있는 그대로의 그대 모습이었다.
나의 이름으로 그대는 방랑하였다.
내 자신이 그대 안에서 웃음거리가 되고 또한 사랑을 받은 것인지,
그대는 진정으로 나의 아들이요 나의 형제이며 나의 분신이었다.
그러므로 그대가 맞보고 경험했던 모든 슬픔과 괴로움을 모두 똑같이 체험하고 있는 것이지.(p240)

방랑하며 떠다니다  눈밭에 쓰러져 있는 크눌프에게 신이 말 한 것이다.

신은 바로 헤세 자신이었다.

내가 바로 원하는 삶, 

 

 

네 그렇지요. 사실 저도  그것을 알고 있었지요

 

 

눈밭에 누운 크눌프는 피로에 지친 몸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그의 눈은  밝아졌습니다.

 

 

이제 더 한탄할 것이 없는가?

 네 이제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럼 모든것이 만족하는가?

 

네 모든 것이 되어야 할 대가 되었습니다

 

자고 싶은 욕망으로 스르르 눈을 감는 크눌프의 마지막 말입니다.

 

 

정말로 만족하였을까?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구속하지 않으며 자신이 발길 닿는 대로 살아간 크눌프, 

어쩌면 방탄하고 게으르며 시간을 낭비하며 살아간 것은 아닌가?

 

세상의 잣대로 실패한 삶이라 이야기 할수도 있지만 과연 누가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

어느 삶이 성공한 삶이고 실패한 삶인가?

그냥 나로서 충실하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갔다면 그것이 바로 성공한 삶이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세상의 제약에서 벗어나기 두려워 포기하고 주저했던 일들을 용기 있게 하며 그 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충분히 살아간 그리스인 조르바나 크눌프가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일 수도 있다.

 

크눌프와 그리스인 조르바의 삶에서 무엇을 중심에 두고 살아가야 하는지를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두려움에 포기했던 내게 소중한 것들을 용기 있게 주저하지 말고 선택하고 즐기며 살아가야 함을 헝클러진 문장속에서 발견한다.

 

 

 

 

 

 

가장 아름다운 것은 언제나 기쁨과 함께 슬픔과 불안을 동반할 때
더욱 아름다울 수 있다고 생각해(p199)

/

파란색과 초록색의 불꽃 덩어리가 어둡고 컴컴한 하늘을 향해 솟아올랐다가 
가장 아름다워질 무렵에 작은 아치를 그리면서 사라지는 모습은 정말 아름다워.
그것을 바라보고 있으면 기쁨과 함께 불안을 느끼게 되지(p200)

 

 

이 책에서 공감이 가는 문장이다.

깜깜한 어둠의 밤하늘을  찰나의 순간에 팡하고 터지며 수를 놓는 불꽃!

산산이 부서지는 빛의 속도는 사라지기 전에 더 넓게 더 멀리 환하게 비추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

그 빛이 피요 눈물의 절정으로 이루어진 것 같아 가슴 졸이며 사라지는 순간을 기억하기 위해 파편처럼 쏟아지는 빛을  쫓아가곤 했고 사라지면 아쉬움에 고개를 떨구곤 했다.

 

'가장 아름다운 것에 슬픔과 기쁨이 공존한다' 살아가면서 몸으로 느끼고 가슴으로 울게 만든다.

내게 새 생명이 찾아왔을 때 그 고통과 아픔은 죽음을 생각하게 만들고 첫울음을 터뜨리는 아기를 보았을 때 심연에 깔려 있던 두려움과 공포에서 벗어나는 순간이었고 꼬물꼬물 움직이는 아기의 손을 잡고 이 험란한 세상에서  서로 의지하는 연결 고리를 느끼며 안심과 또 다른 삶이 열린다는 생각에 다시 불안이 엄습해 왔었다.

 

내가 엄마가 되고 나서야 엄마의 삶이 보이기 시작했고 부모님의 그늘진 주름과 굵게 튕그러진 손의 위대함과 고단함을 알게 되면서 기쁨과 감사와 또한 슬픔과 아픔을 동시에 느꼈던 순간이었다.

 

꽃이 활짝 피었을 때 꽃은 떨어질 것을 예상했을까?

바람에 흐드러지게 떨어지는 벚꽃을 보며 아름다움의 절정을 느끼면서도 떠나는 벚꽃의 눈물이요 처절한 생의 마지막 몸짓임을 알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기쁨 속에는 모두 기쁨으로 실존하는 것이 아니라 한 순간 찰나를 기억하고픈 우리들의 인식이라 생각하며 그 안에서 슬픔과 고통을 견뎌내며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을 주는 것 같다..

 

그래서 더 기쁘고 아름다운 것이라 나도 작가의 생각에 공감을 한다..

 

 

인간사이에 더없이 밀접한 관계를 맺었다 해도 언제나 보이지 않는 깊고 깊은 심연이 놓여 있다는 것
이것을 넘을 수 있는 것은 사람뿐이고
그 사랑도 항상 위험신호 선상에서 중도를 찾음으로써 유지될 수 있다는 것(p201)

 

 

사람으로 받은 상처 사람으로 치유한다고 한다.

사랑이라는 두 글자에 서로를 의지하고 하나로 묶지만 또한 하나의 주체이기에 합쳐지지 않는 존재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할 때 불협화음이 일어난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용서하지 못한다'

'사랑하기에 나는 너를 떠날 수 없다'

 

드라마에서 쓰이는 단골 소재이다. 단골소재는 바로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에 공감을 하는 것이다.

극으로 치닫는 드라마를 보면서 혹시 나였다면 어땠을까 반추해 보면서 서로를 존중하며 이해하는 사랑의 중도를 찾아가려고 노력한다.

 

 

 

 

연리지 나무를 보면 이렇게  서로 의지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고 나무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다른 뿌리를 지니고 섰지만 모진 풍파와 비바람에 서로를 의지하며 함께 뻗어나가면서 잎을 피우고 꽃을 개화하며 열매를 맺고 또 다른 번식을 하기 위해 씨를 뿌린다.

한자에서 사람인(人) 이 바로 이 모습을 나타내는 것이다.

 

 

 

 

 

꽃은 서로 가까이 있고 싶어 향기와 씨를 내보내지.
그러나 씨가 대지의 품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꽃은 아무 일도 할 수 없다네
그 일은 바람이 할 수 있어.
바람은 자기가 좋은 대로 이쪽저쪽 옮겨 다니지(p206)

 

정말 꽃은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것인가? 

향기를 내고 씨를 대지에 뿌리는 것이 바람 밖에는 없는 것일까?

괜스레 슬퍼지고 맥이 빠진다.

 

 

나는 이미 사람의 말을 믿는다든지 약속에 얽매이지 않게 되었지.
두 번 다시 그런 일은 하지 않았네.
그래서 나는 나 자신에게 알맞은 생활을 해나갔어,
자유스럽고 아름다웠지만 언제나 혼자였다네


 

처음 사랑의 배신으로 모든 사랑을 믿지 못하는 것은 용기와 두려움이 커서 생긴 것은 아닐까?

혼자의 삶을 택한 것이 자신이지만 오히려 자신을 더 방관한 것은 아닐까?

내 안에 상처 입은 모습도 있지만 상처를 회복하고 사랑을 할 수 있는 보다 더 나은 내가 있었을 텐데

그것을 발견하지 못한 것도 큰 실수이지 않을까 한다.

 

 

그러나 모든 삶은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다.

무엇이 옳고 그르다 섣부르게 단정짖지 말고 서로의 의식속에서 내가 취할 것 버릴 것을 선택할 뿐이다.

 

감성이 풍부하고 마음이 따듯하고 누구에게나 호감을 사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매일매일 일요일인 듯 살아가는 크눌프가 좀 더 행복하고 쓸쓸한 마지막을 보내지 않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모든 일에 만족하는가?
모든 일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하는가?

 

 

크눌프는 모든 것이 되어야 하는 대로 된 것입니다라고 인정하며 안식에 들었다.

그럼 나는 어떠한가 내게 질문한다..

 

크눌프의 삶에서 안타까움과 연민도 느끼지만 나는 크눌프처럼 자신 있게 대답하는데 주저하게 된다.

어쩌면 크눌프는 자신이 선택한 삶 속의 모든 것을 받아들였던 것이다.

슬픔, 고통, 기쁨, 자유로움, 외로움. 쓸쓸함, 누구를 책망하지 않고 모든 것이 나에 대한 뿌리로 여겼으며 그래서 아름답지만 외롭다고 그 순간이 기쁨과 슬픔이 공존하여 숭고하다고 표현했다.

 

내가 행하는 일, 그 안에 겉과 안의 실체를 모두 받아들여야 함을 인정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때로는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리고 핑계로 도망치기도 했는데 당당하게 마주하여

자유롭고 주체적으로 삶을 살아가는 것이 각자의 몫인 것 같다.

 

 

크눌프의 책장을 넘기면서 자유롭고 매일매일 일요일인 둣 신나게 사는 크눌프처럼

나 역시 이른 아침 내가 좋아하는 책을 읽고 글을 쓰며 나만의 삶을 즐기고 가꾸는 것에 단잠을 기꺼이 포기한다.

 

 

 

 

 


네가 원하는 바는 있는 그대로의 그대 모습이다.

 

무엇을 원하시나요?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자유롭게 무엇에 얽매이거나 구속당하지 않고

자신의 이유로 자신 있게 살아가며 나만의 무늬를 만드시기를 응원하며 헤르만 헤세의 꿈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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