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나를 위한 미술관/감성과 예술이 만나는 곳
'내 마음을 다시 피어나게 하는 그림'
나에게도 그런 그림이 있던가? 그림을 통해서 오색찬란한 빛을 만날 수 있습니다.
시공간을 초월한 화가의 그림으로 안면도 없는 화가와 대화를 나누어보기도 하고 그의 생각을 따라 탐색하는 재미기 있습니다.
'내 마음을 피어나게 하는 그림'에서 "피어나게"라는 표현이 내 마음도 활짝 열리게 하고 그림과 정여울 작가의 글을 마주하는 설렘으로 책장을 넘겼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자신의 마음속에 치유 공간을 지을 수 있다.
사랑하는 존재의 흔적이라는 씨앗을 우리 마음의 토양 속에 영원히 심음으로써.
고흐의 별빛이라는 씨앗, 모네의 수련이라는 씨앗, 클림 트의 키스하는 씨앗이 내 마음속에 둥지를 튼 한,
나는 결코 어디서든 외롭지 않을 것이다.
예술의 감동이 내 마음에 뿌린 감동의 소나기가 언제든 내 마음을 촉촉이 적셔줄 것이므로
당신에게도 내 마음속에 집을 짓기 시작한 수많은 아름다움의 방들',
'치유 공간 의 씨앗들'을 고스란히 선물해주고 싶다.
사랑과 희망이 있는 장소에 대한 그리움이 남아 있는 한,
우리는 끝내 이 슬픔과 우울의 시간들을 견뎌낼 수 있을 테니.(p20)
나의 치유 공간을 갖고 있다면 정말 글 쓰고 책 좋아하고 그럴 때 가장 크게 회복되고 있고 치유되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치유 공간을 갖는 것이 행복인데 하나만이 아니고 여러 개를 다양한 공간을 만들려고 노력을 해보는 것도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정여울 작가의 책으로 그림으로 치유하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외롭고 슬프지 않을까 미리부터 염려하면서 ‘내가 무엇을 줄 수 있을까?
궁리하는 마음이야말로 환대의 마음이 아닐까’(p120)
이렇게 마음이 환해지는 환대를 받아본 적이 있을까?
나는 오직 상대방을 위한 환대를 해 준 적이 있는가?
아무 조건없이 무엇인가를 해 줄 수 있을까?
<비너스의 탄생> 그림에서 꽃무늬 망토를 바람에 펄럭이며 비너스에게 다가오는 계절의 여신 호라이 환대를 보면 비너스가 아니라 나를 환대하는 것 같아 마음이 환해지며 웃음이 번집니다. 타인을 향한 무한한 환대의 정신을 실천하는 계절의 여신 호라이의 따스함을 갖춘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우리는 모두 불완전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마다 최선의 사랑을 얻기 위해 분투한다.(p112)
<은하수의 기원>에는 자신이 가장 증오하는 대상에게 자신의 가장 소중 한 것을 줘버린 헤라의 당황한 표정이 코믹하면서도 사랑스럽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불완전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마다 최선의 사랑을 얻기 위해 분투한다.' 헤라의 모유가 하늘 높이 뿜어져 올라가 저 푸르른 밤하늘의 은하수가 되었다니, 이제 밤하늘의 은하수를 바라볼 때마다 제우스와 헤라와 헤라클레스의 이토록 눈물겨운 마주침이 떠오르지 않을까. 정여울 작가의 글에 나도 공감합니다.
불완전한 인간이기에 때로는 사랑하기도 하지만 또한 미워하고 싸우기도 하지만 어느 순간에 또 화해하고 보듬고 살아갑니다. 신이 나 인간이나 모두 불완전한 존재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 많이 사랑하며 살아야겠습니다.
뒷모습은 존재의 신비와 관능을 드러내는 , 아니 드러내면서도 감추는 기능을 하기도 한다.
등 자체가 안타까운 존재의 장벽이 되는 것인가.(p63)
'등'은 또 다른 우리들의 얼굴이라 생각합니다. 내가 볼 수 없고 타인만이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때로는 무장 해제된 모습을 보일 수도 있고 철벽처럼 두터운 모습을 보일 때도 있습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등은 아주 높고 견고해 보였지만 이제야 보니 힘없고 나약한 노인의 쓸쓸한 모습에 마음이 저며옵니다.
'얼굴은 이야기가 피어나는 장소이고 삶의 근거가 서려있는 장소다'라는 표현처럼 등과 얼굴을 보면서 내 삶과 타인의 삶을 이해하며 또한 서로 닮아 있음을 알게 됩니다.
'뒷모습은 마치 지문처럼 그 사람의 고유성을 드러낸다. 옷매무새를 가다듬거나 발걸음을 빨리하는 것만으로는 결코 숨길 수 없는 마음의 무늬, 그것이 뒷모습이 그려내는 영혼의 지문이다(p273)
내가 보는 거울 속에 있는 내 얼굴에 그 표정이나 내가 느끼는 것과 타인이 바라보는 내 얼굴에서 느껴지는 표정이나 삶의 이런 모습을 과연 어떻게 느낄까 생각을 해보는 시간이 되었어요. 점점 나이가 드니까 이제 그냥 그 얼굴에 의해서 묻어나는 삶의 연륜이 느껴집니다. 짙은 화장으로도 감출 수 없고 애써 웃는 웃음으로도 감출 수 없는 얼굴에 깃든 감정과 삶을 그 사람에 대한 관심만으로도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이 그림을 통해서 내 얼굴과 등이 타인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치어질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노년기는 말 그대로‘편집하고 싶은 우리 안의 타자’가 이 닐까.(p202)
'노년기는 말 그대로 편집하고 싶은 우리 안에 타자가 아닐까 분명 우리의 자신의 모습이지만 지어버리고 싶은 모습 분명 우리 자신의 일부이지만 망각해 버리고 싶은 존재의 비밀 그것이 노년기를 아예 삭제해 버린 채 이 그림을 유통하고 싶은 사람이 무의식일지도 모른다.'
여인의 새 시기는 엄마와 딸 할머니의 모습이 아니라 우리가 반드시 거쳐야만 하는 인생의 새 시기입니다.
이제는 인생의 세 시기 모두를 차별 없이 넉넉하게 끌어안을 수 있는 너른 품을 지니고 싶습니다.
이제 노년을 향해서 지금 걸어가고 있으니까요. 통통한 물 오른 젊은 시절의 아름다운 그 모습이 있는 반면에 이렇게 노년의 쭈글쭈글한 나의 모습에서 그 시절이 그립다는 생각도 드는 반면에 또 한편으로 내가 맞이하는 노년을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내가 인정을 하고 받아들이고 그렇게 살아갈 수 있다면 그것 또한 행복한 삶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금부터 살아가는 방식을 조금 더 수용적이고 조금 더 후회하지 않게 정말로 느끼면서 사랑하면서 소풍 가듯이 그렇게 인생을 살아야 되겠다 다짐해 봅니다,
'당신을 결과와 상관없이 가장 몰입하게 하는 블리스(내적 희열)는 무엇인가'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블리스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지금 바로 이런 순간이 아닐까 합니다. 같은 그림을 보았는데 새로운 것을 발견하며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때, 읽다가 '맞다'라고 공감하면서 알아갈 때, 무언가를 감상하고 생각하며 내 안의 숨어 있는 잠재의식이 깨어날 때 차 오르는 기쁨을 느끼게 됩니다.
그런 기쁨을 찾아가는 것, 당당함으로 나 스스로 뿜어내는 사람, 나를 봐주며 사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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