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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

국내 장편 소설 신간 추천- 어제의 내일과 뭐가 다를까 [내일의 어제]

by 슬기맘오똑이 2024. 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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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장편 소설 신간 추천- 어제의 내일과 뭐가 다를까 [내일의 어제]


 
모모북스에서 선물한 책이 도착했다.

시간의 흐름을 이야기하는 걸까
텍스트가 기차가 되어  끝이 보이지 않는 철길을 가고 있는 듯하다

내일의 어제, 생각해 보니 바로 오늘을 말한다.
그럼 뒤집어 생각해서 어제의 내일도 바로 오늘이다.

오늘, 지금 이 시간, 순간을 말한다.
김현주 작가는 바로 오늘의 삶을 이야기하는 걸까?

까만 표지에 보라색 머리, 화관인 듯 넝쿨 잎이 머리 위로 뻗고 호랑나비 한 마리가 입에 앉았다.
무엇을 응시하는 걸까
고독이 짙게 깔린 눈은 먼 곳을 바라보고 있다.
바로 내일을 바라보는 것일까?

하고 싶은 말이 많은 것인지
하지 말아야 할 말이 있는 것인지
어떤 이야기로 시작되는지
주인공인 듯한 여자의 표정이 많은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정민은 우격거리며 짜장면을 먹는 하늘과 같은 속도로 늙고 같은 속도로 아프고 그래서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이 길고 길길 바랐다. 앞으로 하늘과 함께 늙을 상상을 하면, 상상의 끝은 정민을 과거로 찬란했던 시절로 편안히 데려가 주었다.(p50)



정민은 라디오 작가이다.
한 때 소설가로 베스트셀러에 입문도 했지만 하루 만에 내려오는  참혹한 경험을 한 뒤 소설을 접고 라디오 작가로 글을 쓴다.

평범한 일상, 하늘과의 소소한 즐거움과 편안한 생활에 만족하고 독자들의 이야기를 적당히 버물여 대본을 쓰고 단짝 친구 선우와 시간 날 때마다 두런두런 수다를 떨면서 일상을 살아간다.
일상의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변화, 소소한 다툼, 편안함 속에서 안온하고 행복했다.

어느 날, '나 이혼하려고' 선우의 이야기는 언제나 천둥과 번개를 숨기고 있던 무거운 먹구름이 비를 쏟아내듯 말했다.
그래, 힘들면 이혼을 하는 것이 더 맞을 수도 있다 생각했다. 선우의 아픔에 공감하며 위로를 해주었다.
정말 친구가 행복해지는 길을 선택하길 누구보다도 진심으로 바랐다.

그러나 정민은 친구의 이야기를 라디오 대본의 자료로 사용한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선우의 이야기. 그 이야기가 자신이라는 것을 안 선우의 마음은 어땠을까?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나 또한 치밀어오는 배신감에 마음이 얼얼했다.
정민은 왜 그랬을까?
친구라면서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내가 선우라면 어땠을까?

아픔을 공감하고 이해하는 점은 선우와 정민은 같았다.
그러나 그 지점의 거리가 서로 달랐다.
100%로 인 줄 알지만 60%이다 40% 의 차이가 있는 것을 모른다. 
우리는 이렇게 적당한 거리에서 서로를 이해하며 또 타협하며 무뎌지면서 살고 있는 것이 아닌지 마음이 복잡해진다.
 
 


 
 
 

총알 없이 총을 겨누는 건 정말 범죄가 아닐까?
죽일 의도가 없었던 사람은 정말 용서받아도 될까(p85)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상처를 주었다면 그건 상처받은 사람이 옹졸한 사람인 것인가?

의도도 중요하지만 무심함과 무지는 괜찮은 것인가?

온전히 느끼는 것은 나 자신뿐이다.
내가 아니고 너인데, 내가 아니고 친구인데, 어떻게 똑같을 수가 있을까?
다름을 인정한다면 조금 가벼울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한다면 좀 더 그 입장에 서서 생각해야 할 것이다.
생각지도 못한 틈으로 큰 둑이 무너질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모모는 정민 일상의 어떤 부분을 채워주었다. 부족한지 몰랐던 시간을 채워주면서 부족했다는 걸 깨닫게 해 주었다. 어쩌면 차라리 몰랐으면 더 좋았을 부족함도 있다는 걸 그때는 몰랐다(p96)


모모는 정민의 안락한 일상의 틈을 비집고 들어왔다.
작은 변화에 결핍의 공간이 숨어있음을 알게 되고 그 안에서 고독과 외로움 슬픔을 모모에게서 치유받는다.
그리고 그동안 숨어있던 다른 감정들이 정민을 혼란스럽게 한다.
하늘의 절대적인 사랑이 온전한 행복으로 채워지지 않았다는 것을 자각한다.
하늘과의 공간과 시간 속에 추억과  잊고 있던 과거의 찬란한 정민을 살려내고 함께 하는 시간을 말할 수 있는 것이 행복이라 믿었다.

그러나 정말 행복한 것인가?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인가?
모모와 민주의 새로운 친구로 인해 정민은 자신의 가면과 끊임없이 싸우게 되었다.

훔치고 싶은 것, 듣고 보고 싶은 것, 정민의 깊은 내면에서 아우성치는 소리에 자신을 바라보게 된다.





삶의 의도와 삶의 선택 사이,
어쩌면 지금의 삶은 의도 없이 한 선택이 모여 우연히 만들어진 지금일지도 모른다(p196)


지금 이 모습이 내가 원하는 모습인가 질문할 때가 있다.

' 나는 원래 이렇게 살 사람이 아니야. 어쩔 수 없어서 그렇지 조금만 기다리면 달라질 거야'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나도 어느 순간에 그때 그 선택을 하지 않았다면 다른 삶을 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 때가 있다.

언제나 반쯤 문을 열어놓고 산다. 마음이 바뀌면 얼른 도망가기 위해서 라며 농담반 진담반 이야기 하는 사람도 있다.
살아보지 못한 삶, 오지 않는 미래에 대한 환상을 누구나 갖고 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며 적당히 넘어가고 적당히 타협하며 웃고 울고 또 웃으며 살아간다.
이 또한 우리가 선택한 삶이 아닌가?
그 속에서 조금씩 내가 원하는 것들을 잘 배치하며 나름의 가치를 찾고 의미를 부여한다.
그것이 행복이 아닐까. 결핍보다는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도 우리에게는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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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없는 것들을 잘 꼽아 보아야 지금 있는 것들을 제대로 세어볼 수 있다. 두렵지 않다는 이유가 모든 일의 극복이 될 순 없지만, 무뎌진 상태는 상처에 딱지가 붙을 수 있다. 딱지가 떨어진 이후에야 비로소 돋은 생살은 더 단단하기 마련이고(p243)


"하늘아. 나 이제 행복 말고 사랑, 사랑이 하고 싶어"  정민은 하늘이에게 이별을 통보했다.
안전하지 않을 수도 있어 두렵고 불안하지만 누군가에게 기대지 않고 스스로 당당하게 자신의 길을 선택한다.
그저 내가 선택한 최선의 하루를 시작할 뿐이다.

' 무소의 뿔처럼 혼자 가라'라는 말이 생각난다.
정민은 변화를 통해 새로운 시각으로 삶을 이해하고 진정한 자신을 찾기 위해 떠난다.

사람은 가장 이기적이다.
목숨 바쳐 사랑한다 해도 자신만큼 사랑하지 않는다.
자신을 사랑하는 길을 두려워하지 말자.
평온함에 머물지 말며 스스로 원하는 자신을 찾아 때로는 불확실한 미래일지라도 용기 내서 나아가보자.
정민이 찾는 사랑과 다를지라도 나를 설레게 하는 것들을 포기하지 말고 새롭게 도전해 볼 수 있겠다.



 

 



 

 

내일의 어제, 바로 오늘
나는 최선의 하루를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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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어제 - 예스24

라디오 작가 정민의 삶은 단순하다. 매일 라디오 대본을 쓰고 녹음을 한다. 변수가 있는 생방송 보다는 안정감있는 녹화가 마음이 편하다. 죽고 못 사는 사랑보다는 나에게 편안함을 주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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