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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

전 세계를 매료시킨 아름다운 소설 [스토너]를 읽고

by 슬기맘오똑이 2024.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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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를 매료시킨 아름다운 소설 [스토너]를 읽고

 

슬픔과 고독을 견디며
오늘도 자신만의 길을 걷는 당신을 위한 이야기
사는 모습은 달라도, 우리는 누구나 스토너다.


병원에 입원했을 때 지인이 [스토너]를 선물해 주었다. 베스트셀러로 읽고 싶은 책이라며  소개하였다.



책 뒷표지에 수많은 찬사들이 쏟아졌다. 출간 50년이 지난 뒤 세계의 주목을 받은 아름다운 소설이라니 큰 기대를 갖고 읽었다. 책을 처음 읽어가면서 조금은 밋밋하고 소극적인 주인공의 일상을 단조롭게 그려나가 뭐라 특별한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길을 가다가 만난 잔잔한 호수, 아무 미동도 없이 시간이 멈춰버린 듯 하다가 바람이 불면 살짝 일렁이고 하늘의 구름을 띄워주고 세상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흐를 뿐이다.
무료하다 느끼던 순간은 어느새 사라지고 그 고요한 침묵 자체에 빠져들고 만다.
스토너 책이 그랬다.
조용한 스토너는 수용하는 듯 하지만 자신의 소신을 믿고 부끄럽지 않고 타인에게 피해 주지 않고 학문에 대한 열망을 조용히 불태웠다. 어떤 선택을 하든 책임 있는 행동, 굽히지 않는 진실한 마음이 오히려 고독으로 표현되지만 그 자체의 삶을 온전히 살아간 스토너였다.
책을 읽고 소설에서 받은 여운이 떠나지 않아 [바람천사] 북토크에서 다시 읽었다.
우리와 닮아 있는 스토너!
지나다가 우연히 마주친 사람이다. 그 사람의 일상을 들여다본다.






양분이 되었던 것과 함께 소진되어 반드시 목숨을 다해야 할 죽음의 침상처럼
젊음이 타고 남은 재 위에 놓인 불꽃
그대 이것을 알아차리면 그대의 사랑이 더욱 강해져 머지않아 떠나야 하는 것을 잘 사랑하리(p20)

 
 
세익스피어의 소네트의 한 구절이다.
인생사 새옹지마. 한 치 앞을 모른다. 영원할 것 같은 젊음, 삶, 한 순간임을 자꾸 망각하고 살아간다.

파란 하늘, 싱그러운 바람, 꽃내음으로 설레게 하는 꽃들, 그리고 좋은 사람들 언제나 늘 함께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다.

병실에 누워있으면서 창밖의 풍경이 눈부시게 아름답다는 것을 느꼈다.
소중함과 감사함으로 더 많이 사랑하자 생각했다.
이 생을 마감할 때 후회하지 않게 만나는 모든 것을 사랑하며 감사하자.


그가 이렇게 가구를 수리해서 서재에 배치하는 동안 서서히 모양을 다듬고 있던 것은 바로 그 자신이었다.
그가 질서 있는 모습으로 정리하던 것도, 현실 속에 실현하고 있는 것도 그 자신이었다.(p143)


'공간이 그 사람이다'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나만의 한 평 공간, 어느새 하나하나 채워지는 것들이 모두 내가 좋아하는 애장품으로 이루어져 있다.
나의 또 다른 내가 반긴다. 그 안에 있으면 하염없이 편안해지고 자유스럽고 깃털처럼 가벼워진다.
어떤 모습으로 있어도 어색하지 않고 불편하지 않는 곳, 몸과 마음의 쉼터
우리는 그 안에서 치유하고 회복하며 다시 일어날 수 있다.


딸이 쓰던 방 이제는 나의 공간이 되었다. 책상에 노트북, 그리고 여러 가지 책들, 노트와 펜, 네임택이 나를 반긴다.
이 공간에 있으면 하루의 시작이 즐겁고 하루의 피로가 사라지고 행복으로 하루를 정리한다.
깊은 산속의 마르지 않는 옹달샘 같은  이 공간, 일상의 청량감이 샘솟는다.

 



 

"모르겠나, 스토너 군?" 슬론이 물었다.
"아직도 자신을 모르겠어? 자네는 교육자가 될 사람일세.'(p31)



스토너를 가르쳤던 교수 아처 슬론이 스토너 자신도 인지하지 못했던 길을 알려주었다.
농부의 아들로 농업을 공부하기 위해 대학에 진학하였고 농업기술을 배웠는데 어느 순간에 문학에 매료되었다. 그런 사실을 자각하지 못했던 스토너에게 슬론이 알려준 것이다.
어리둥절해하며 이유를 묻는 스토너에게 ' 자네는 사랑에 뻐졌어'라고 간단히 말해주었다.
슬론의 한 마디에 스토너 인생이 바뀌었다. 농부에서 학자로 다른 선택을 하게 되었다.
아처 슬론을 만나지 못했다면 대학 4년을 마치고 고향으로 내려가 농부가 되었을 것이다.
괴팍하고 인간관계도 좁고 비판적인 교수라 많은 사람들에게 선망을 받지는 못했지만 제자를 그대로 알아봐 주며 소신 있게 자신의 길을 가도록 안내해 주었다.
이것이 참 스승의 모습이 아닐까?
스토너의 진가를 알아봐 주신 아처 슬론은 스토너의 영원한 스승이었다
'"자네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사람이 되기로 선택했는지, 자신이 하는 일의 의미가 무엇인지 잊으면 안 되네.'  아처 슬론의 말은 스토너의 삶의 지표가 되었다.


 

널 이곳에 보내는 것이 나로서는 널 위하는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했는데.
네 어머니랑 나는 언제나 너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
"네 생각에 꼭 여기 남아서 공부를 헤야겠거든 그렇게 해야지
네 어머니랑 나는 어떻게든 해나갈 수 있다.'(p36)


많이 배우지 못하고 가난하고 농사밖에 모르시는 부모님은 스토너의 장래를 위해 주위의 조롱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대학에 보냈다. 대학 졸업하고 고향에 돌아와 자신들의 일을 도와줄 것으로 믿었는데 스토너는 공부를 더 하겠다고 선언했다.
마지막 희망이라 믿었던 자식이지만 희망이 사라져도 자식이 선택한 길을 기꺼이 받아들이신다. 그리고 자신들을 신경 쓰지 말라고 단호하게 말하는 굳건함을 보여주신다.
배우지 못했지만 자식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고 계시고 실천하셨다.
스토너가 학자로서 최선을 다 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스승과  부모님의 사랑 덕분이었다.
부모님의 사랑이 빛난다.
나 역시 스토너의 부모님처럼 어떤 선택을 하든 자식을  믿고 받아들이고 응원할 수 있을까? 그런 부모가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사랑이란 은총도 환상도 아니라는 것을 조금씩 깨닫기 시작했다.
사랑이란 무언가 되어가는 행위, 순간순간 하루하루 의지와 지성과 마음으로 창조되고 수정되는 상태였다.(p274)


사랑은 영원하다 ' 이 사랑이 영원할 것이라 굳게 맹세합니다'
결혼식에서 신랑신부가 결혼 서약을 한다.
그러나 그 사랑이 영원한가?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 퇴색되어 버리고 부서지고 이별을 선택하기도 한다.
왜 그럴까?
서로에 대한 사랑이 영원할 거라는 믿음에서 오는 결핍과 기대심리로 인한 것이 아닐까?
사랑이 은총과 행운이라는 완성이 아니라 조금씩 이루어 나가는 것, 조금씩 나의 고집을 버리고 배려와 이해를 채우며 하나의 모양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사랑은 종착역이 아니라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스토너는 알게 되었다.

너무 성급했고 서로 미숙해서 불행했던 이디스와의 결혼생활과 제자, 연인, 친구, 동료였던  캐서린과의 사랑에서 스토너의 삶은 극과 극이었다.
어떤 사랑을 하든 스토너는 그만의 방법으로 최선을 다했고 도망가지도 않았으며 끝까지 책임을 다했다.
사랑은 그래서 어려운 것 같다.


 

 

 

'나는 과연 내 인생에서 무엇을 기대했나? 무엇을 기대하고 있나?(p395)



옮긴 이 김승옥이 이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에게 던진 마지막 질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왜 사람들이 그토록 스토너를 극찬했을까? 생각했다.
스토너가 겪었던 일들은  이루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한 인생, 바로 우리들의 모습이다.
 참기만 하고 안으로 침착해 들어가며 어떤 극적인 반전도 없이 쓸쓸하게 생을 마감했던 스토너의 모습에 화가 나고 불편하기도 하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면 스토너는  비겁하지도, 도망가지도 않았다.
오히려 당당히 소신을 밝히고 모두가 만류해도 자신의 길을 스스로 선택하며 열정을 쏟았다.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었고 마주치는 사람에게 모두 진심이었다.
누구나 수없이 겪고 있는 일들, 모양과 크기가 조금씩 다르지만 삶의 모습이라 더 공감하고  스토너가 영웅처럼 느껴진다.

나는 내 삶에 대하여 무엇을 기대하는가? 그로써 나는 어떻게 살고 있는가? 깊은 울림을 준다.



나의 모습을 재발견하고 싶은 분들 [스토너]를 만나보라 추천하고 싶다.

https://m.yes24.com/Goods/Detail/15718330

 

스토너 - 예스24

“사는 모습은 달라도, 우리는 누구나 스토너다.” 조용하고 절망적인 생에 관한 소박한 이야기,그러나 50년의 시차를 지나 전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위대한 이야기!2013 워터스톤 올해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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