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미술관:예술 속 이야기를 만나다
예술은 우리를 과거로, 감정으로, 그리고 스스로의 내면으로 연결하는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크눌프클럽에서 올해 12번째 예술분야책을 읽었는데 마지막 책으로 이창용 작가의 [이야기 미술관] 책을 읽었습니다. 이야기 미술관책으로 예술 작품들 속 이야기를 탐구하며, 오랜 시간 동안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명작들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습니다. 예술 작품은 각자의 견해와 취향으로 다양하게 해석하고 느낄 수 있습니다. 작가의 시선으로 비친 예술작품의 이야기가 다채롭게 펼쳐집니다. '예술은 슬픔과 고통에서 나오기도 하고, 기쁨과 간절함에서 샘솟기도 합니다. 우리의 모든 감정에서 예술이 탄생합니다.' 우리의 삶에도 이런 아름다운 순간이 스며들기를 바라며 오늘은 그날의 토론 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이야기와 함께 살아 숨 쉬는 작품들의 세계로 떠나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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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말하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요?
어머니 마리아라는 이름에는 '바다'라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작품올 위에서 내려다보면, 이제 모든 것을 이루고 어머니 마리아라는 바다에 깊숙이 안긴 아들이 평온을 맞이하는 성스럽고도 아름다운 장면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예술 작품을 평론할 때 단순히 "아름답다', "대단하다"라는 표현은 전문적이지도 적절하지도 않은 방식임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을 직접 보면 "정말 대단하다"라는 말이 저절로 나을 만큼 완벽한 모습입니다 (p118)
토론이 시작되자, 자연스레 하나의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무엇이 한 작품을 이렇게 깊이 울림 있는 것으로 만드는 걸까?” 피카소의 게르니카에서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에 이르기까지, 우리 그룹은 작품 속 숨겨진 이야기에 매료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게르니카는 전쟁의 참상을 담아낸 혼돈과 감정의 집합체입니다. 작품의 단편화된 구성은 전쟁으로 산산조각 난 삶들을 반영하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단순히 바라보는 것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어떤 이는 이것이 “숨은 보물을 찾는 듯한 경험” 같다고 했습니다. 작품 속에서 천사를 찾아 헤매고, 그림 속 절규와 폭력을 보며 공포와 슬픔을 다시금 떠올리게 되는 과정이었습니다.
반대로 미켈란젤로의 피에타는 고요하지만 가슴 저미는 모습으로, 마리아가 예수를 안고 있는 장면을 묘사합니다. 이 작품은 슬픔과 신성함이 조화를 이루며 마치 시간조차 멈춘 듯한 느낌을 줍니다. “단순한 조각상이 아니라 감정의 바다”라 표현하며, 마리아의 표정에서 극도의 상실감과 동시에 깊은 평온함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외롭지 않았던 그들의 사랑의 편지
어떤 고난에도 굴하지 않고 소처럼 무거운 발걸음을 옮
기며 작품 활동에 열중하고 있다오.
"이번 전시가 끝나는 대로 당신과 아이들 곁으로 갈수 있는 것이 확실하니 걱정하지 마오."(93)
황소 시리즈를 그린 화가로 유명한 이중섭이 가족에게 보낸 편지의 내용입니다. 가족과 떨어져 살면서 그리움과 사랑을 편지와 메모 그림으로 전했습니다. 편지는 삶을 포기하고 죽음을 기다라리는 절망적인 상황이 아니라 가족과의 행복한 만남의 희망과 기대감이 가득 차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달과 까마귀]의 그림은 가족과의 해후를 담아 더 아름다운면서도 아픕니다. 이미 세상을 떠난 큰 아들의 모습까지 담고 있어서 가족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이 애잔하게 담겨 있어 가슴이 먹먹합니다. 얼마나 고독하고 외로웠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폭에 희망과 사랑을 그렸고 꾹꾹 마음을 써 내려간 편지는 시대를 넘어 지금까지도 큰 감동을 줍니다.
이중섭 화가의 가족과 함께 하고픈 바람을 느끼면서 가족에 대한 소중함과 고마움을 생각하게 됩니다.
어둠속에서도 빛을 찾아내는 순간들
이렇게 빈센트가 자신의 이름을 물려받은, 사랑하는 조카를 위해 그렸던 그림이 바로 <꽃 피는 아몬드 나무>입니다. 아몬드꽃은 가장 먼저 꽃망울을 터뜨리며 추운 겨울이 끝나고 희망과 생명으로 가득 찬 봄이 왔음을 알리는 '정령'과도 같습니다. 겉으로는 화려하고 아름다워 보이지만, 보호막이 되어줄 잎보다 연약한 꽃이 먼저 피어나 차갑고 매서운 겨울바람을 다 견뎌내야만 하죠. 그래서 강인한 생명력으로 피어난 아몬드꽃은 '희망'과 건강'을 상징합니다.(p143)
각 작품은 단순한 시각적 요소를 넘어, 삶과 끈기, 창의력에 대한 대화의 시작점이 되었습니다. 예술가들의 작품 속에서 그들의 파란만장한 삶의 고통과 애환, 연민, 사랑에 가슴이 아프지만 또한 아름다움을 창조하는데 열정을 다했기에 행복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자살을 생각했던 가장 힘든 시기였던 고흐에게 동생이 보낸 조카의 탄생소식에 축하선물로 아몬드 나무의 꽃을 그렸다고 합니다. 반 고흐의 상처와 이 모든 이야기가 작품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습니다.
반 고흐의 작품은 단순한 나무의 그림이 아니라 조카에게 준 희망의 선물입니다. 아몬드 나무의 섬세한 꽃은 재탄생과 회복의 상징으로, 고흐가 절망 속에서도 빛을 찾으려 했던 그의 마음을 보여줍니다. 고흐가 가장 어두운 날 속에서도 빛을 찾아낸 순간이 바로 이 그림을 그리던 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밀레는 '사랑하는 나의 할머니와 어머니도 성서 속에 등장하는 부모처럼 이곳에서 나를 그토록 기다리고 계시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과 두 사람이 20여 년간 애타게 자신을 기다리던 것에 대한 죄송함을 <기다림>에 담아냈던 것이 아닐까요?(p173)
밀레의 그림을 접하면 나도 모르게 그림속의 어느 시점으로 돌아갑니다. [만종], [이삭을 줍는 여인들]의 작품 속에서 아버지, 어머니의 모습을 만나게 되고 그들의 고단한 일상 속에서 숨어 있는 고귀함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숙이며 감사하게 됩니다. 그런데 밀레의 또 다른 작품 [기다림]을 이 책에서 만났습니다. 먼 길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뒷모습이 너무나도 애잔하고
아픕니다. 누구를 저렇게 기다리고 있을까요? 기다리는 사람이 오기는 하는 걸까요? 밀레는 가난한 집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할머니와 엄마는 밀레의 꿈을 응원하며 아들을 떠나보냅니다. 그러 던 중 할머니, 어머니의 병환 소식을 듣게 되지만 열차표를 구할 수 있는 돈이 없어서 끝내 찾아가 뵙지 못하고 사랑하는 두 사람을 떠나보냅니다. 끝내 만나지 못한 회한과 사무치는 그리움과 슬픔이 그림 속에서 느껴집니다.
이야기가 가지는 힘
[이야기 미술관]을 통해서 예술은 단순히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대화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림은 우리가 작품의 맥락과 상징, 그리고 창작자를 이해할수록 점점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림은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과 같아요. 더 많이 알수록 대화도 깊어집니다.” 새삼 느낍니다.
예술은 단순히 보이는 것이 아닙니다. 그림 뒤에 숨은 삶, 문화를 탄생시킨 시대, 그리고 그 안의 인간적 회복력을 함께 보게 합니다.
이야기 미술관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그 이름에 담겨 있습니다. 이 책은 우리가 예술을 서사로서 접근하도록 초대하며, 예술 작품이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인간의 감정을 아카이브로 보존하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상기시킵니다.
경험이 많든 적든, 예술은 모든 이에게 이야기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우리가 미술관을 떠난 뒤에도 오랫동안 마음속에 남아 있겠지요..
잊을 수 없는 이야기를 들려준 작품이 있나요? 책과 그림을 통해서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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