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음챙김

[여덟 단어] 견-당신이 머무는 시선은 어디인가요 (feat: 박웅현)

by 슬기맘오똑이 2022. 11. 9.
반응형

견 見- 볼 견입니다.

심부 재언 시이불견 청이불문 식이 부지 기미

마음에 있지 않으면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으며 그 맛을 모른다( 대학)

어느 날 저녁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다른 곳에 신경을 쓰느라 대화에 그냥 '어'. '어' 이렇게 대답만 하니까 '얘기에 집중하지 않고 정신은 어디다 두고 대답만 어, 어해?'라고 핀잔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또 길을 가다가 신호등이 바뀐 것을 잘 못 보고 건너다가 지나가는 자동차 소리에 놀란 적도 있었습니다.

'견'을 읽으면서 '견'이 바로 삶을 살아가는데 더없이 중요한 것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흘려 보고 듣느냐, 깊이 보고 듣는 냐의 차이가 삶을 살아가는데 큰 차이가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좋은 책을 많이 읽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깊은 감명을 받습니다. ' 와 이 책 참 좋은 책이다'라고 이야기하면 다른 사람이 책에 대하여 질문을 하면 어떤 면에서 감명을 받았는지 설명을 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설명을 하지 못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책을 깊이 본 것이 아니라 흘려 본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느 책은 머릿속에 활자처럼 각인이 되는 문장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내가 깊이 보고 나의 일상에서 느꼈기 때문에 기억에 남아있는 것입니다.


진짜 보는 법

How to use you eyes(당신의 눈을 사용하는 방법) 이것은 결핍된 사람들의 지혜입니다.우리가 못 보는 이유는 우리가 늘 볼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결핍이 결핍된 세상이니까요(p118)- 여덟단어

 

헬런 캘런는 진짜 보는 법을 알고 있었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아도 계곡을 흐르는 시냇물, 자작나무, 떡갈나무, 나뭇잎의 앞과 뒤면, 낙엽 지저귀는 종달새 등을 볼 수 있었습니다.

나뭇잎의 앞면과 뒷면이 어떻게 다른지 생각해 보니 정확히 답변하기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내가 보아도 제대로 본 것이 아니었구나, 내가 들어도 제대로 들은 것이 아니었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눈으로 언제나 볼 수 있고 보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니까 보아도 제대로 보지 않은 것입니다.

가족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들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제대로 들으려 하지 않고 건성으로 들은 것입니다

이렇게 무심하게 보고 무심하게 들으며 지낸 것이 얼마나 많을까요?

그 많은 것들을 놓치고 산 시간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늘 기억 속에 아련한 미련으로 남아 후회를 남기고 현재를 또 흘려보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진짜 見을 하려면 시간을 가지고 봐줘야 한다고 합니다. 그렇게 시간을 가지고 마음을 다해서 천천히 바라보면 보이고 제대로 들린다고 합니다.

언젠가는

수많은 시간을 오지 않은 버스를 기다리며

꽃들이 햇살을 어떻게 받는지

꽃들이 어둠을 어떻게 익히는지

회면 한 채 한곳을 바라보며

고작 버스 기다렸다는 기억에

목이 멜 것이다

조은

버스를 기다리며 무심히 바라보는 시선을 표현한 시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버스를 기다리 듯 이렇게 한 방향만을 응시하면서 살고 있는 것이 아니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학생들은 대학의 목표를 위해서 고개를 좌우로 돌릴 수도 없이 12년을 달려갑니다.

어른이 되면 또 사회에서 경쟁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앞만 보고 달립니다.

쉼 없는 일상에 젖어서 우리는 미쳐 알지 못하고 느끼지 못하고 보지 못하고 지나친 것들이 많습니다,

봄에만 볼 수 있는 것들이 있듯이 그때 그 순간에서만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작은 소중한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수 시인의 시 '꽃'입니다.

어떤 순간을 내가 의미를 부여하면 그 순간이 내게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의미 있는 순간들이 모이면 나의 삶도 의미 있는 삶이 됩니다.

아침마다 출근을 하면서 운동을 하기 위해 1시간을 걷습니다. 처음에는 걷는 것에 집중하며 걸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꽃이 보이기 사 작하였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이고 들녘과 하늘, 또 바람, 나무, 새들, 나비 등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늘 같은 하늘, 같은 길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매일매일 다른 하늘이요, 길이요, 모든 것이 새롭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마음을 열고 바라보니 자연은 각자 아름답게 어울려 물들어가고 있는 경이로움을 보게 되었습니다.

자연이 내게 주는 황홀한 울림이요 속삭임이었습니다.

우리가 보배롭게 봐야 하는 것은 아무것도 아닌 것을 보는 힘이다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무것인 게 인생이더라(p123)

(여덟 단어)

見 본다는 것은 사실 시간을 들여야 하고 낯설게 봐야 합니다.

'떠나라. 낯선 곳으로. 그대 하루하루의 낡은 이 반복으로부터'-고은

늘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낯섦을 발견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오늘따라 눈이 부시는 햇살이 더 낯설고 특별하다면 기억에 남겠지요. 지인이 보낸 카톡에서 사랑의 이모티콘을 발견한다면 그것으로 행복하겠지요.

작은 것의 낯섦, 특별함을 찾아보는 지혜를 가져야겠습니다.

기억하기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감동받는 것이라고 합니다. 감동을 받으면 기억 창고에 저장이 되어 삶을 풍요롭게 하지만 흘려보내는 사람도 있습니다. 행복과 단조로움의 차이가 바로 거기서 나지 않을까 합니다.

호학 심사(好學深思) 즐거이 배우고 깊이 생각하라.

피천득 선생님이 딸에게 이른 말이라고 합니다. 너무 많이 보려 하지 말고, 본 것들을 소화하려고 노력했으면 하는 말이라고 합니다.

참된 지혜는 모든 것을 다 해보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개별적인 것들의 본질을 이해하고 끝까지 탐구하면서 생겨나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見 본다는 것. 많은 것들이 급변하고 모든 것이 풍요로워진 세상에서 우리가 잊어버리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봅니다.

길가의 풀 한 포기에서 세상을 바라보게 되고 들꽃에서 우주를 보게 되고, 사람들의 따듯한 미소에서 마음을 보게 되면 우리가 사는 세상이 좀 더 찬란하게 빛나지 않을까 합니다.

 

見 본다는 것. 세상을 바라보는 혜안입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