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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

밀란 쿤데라[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by 슬기맘오똑이 2023.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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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란 쿤데라[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1968년 프라하의 봄, 네 남녀의 사랑과 배신의 이야기이다. 여느 소설처럼 사랑과 이별의 서사시로 생각하며 읽기에는 가볍지 않고 점점 무거워지는 중압감에 압도당한다.

진정한 사랑을 이야기하는 것인가?  존재 자체가 담고 있는 당위성을 말하는 것인가?

사랑의 예찬일까? 사랑의 비극을 강조하는 것일까?

'안으로 안으로 침잠하라' 삶의 깊이를 생각하게 하고 사랑의 본질을 되짚어보며 '가벼움', '무거움'의 의미를 거꾸로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잊히기 전에 우리는 키치로 변할 것이다. 
키치는 존재와 망각의 사이에 있는 환승역이다

 

이 채을 읽으면서 '키치'라는 단어를 알게 되었다. 키치란 무엇인가?

키치의 사전적 의미는 천박하고 저속한 모조품 또는 대량 생산된 싸구려 상품을 이르는 말이다.

이 소설에서는 스탈린의 아들 야코프를 빗대어 설명하였다. 그는 2차 세계대전에 전쟁 포로로 수용소에 수감되었는데 화장실을 더럽게 사용하였다. 화장실 청소를 하라는 수용소 소장과 실랑이가 일어났고 급기야는 도망치려고 철조망으로 달려가다 감전되어 죽었다. 그 당신 스탈린은 신이라 불렀고 야코프는 바로 신의 아들이었다. 그러나 그는 똥 때문에 죽었다.

 

'키치' 나는 키치로 살아가는 것은 아닌가?

생각하지 못하고 살아왔는데 작가의 말이 나의 가슴을 찌른다.

키치의 언두리에서 적당히 숨고 적당히 아닌 척하며 나는 살아왔는지 모른다.

망각이었던가? 회피이었던가?

키치의 삶을 들여다 본다.

 

 

 

 

 

모든 모순 중에서 무거운 것 - 가벼운 것의 모순이 가장 신비롭고 가장 미묘하다(P13)

 

살아가면서 이 부분이 가장 어렵고 풀기 어려운 문제이다.

 무거우면  너무 진중한 사람, '뭐가 저리도 심각해?'라는 말을 듣게 되고 가벼우면' 너무 성의가 없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없는 사람 같아'라는 말을 종종 하게 된다.

 

 외과 의사인 토마시는 전 부인과 이혼하며 결혼과 자식을 포기하고 자유롭고 가볍고 에로틱한 우정의 불문율을 지키며 살고자 한다. 그러다가 테레자라는 연약하고 진중한 여자를 만나게 되고 그의 삶이 변화하기 시작했고 자유로운 사랑에 대한 갈망과 정조에 대하여 갈등하며 지낸다.

테레자는 자신의 어두운 삶에서 구제를 해 줄 것 같은 토마시를 한눈에 알아보고 희망과 사랑을 꿈꾸며 의도적으로 접근하고 사랑을 하게 된다. 그러나 토마시의 바람기에 안전하고 평안한 삶은 위험이 함께 하여 늘 걱정과 불안과 싸우는 진중하고 여린 여자이다.

토마시의 자유로운 애인 사비나는 안락하고 평안한 자신의 삶이 키치의 속살이라 생각하며 미술로 억압과 억제를 표현하며 가벼운 여자로 프란치라는 또 다른 애인을 만난다.

안정된 결혼 생활에서 사비나를 알게 되어 사랑에 빠져서 가정을 지키며 애인을 만나는 이중생활을 하다가 아내에게 사비나의 존재를 알리며 이혼을 요구하며 새로운 삶을 꿈꾼다.

그러나 프란치의 청혼에 사비나는 그를 사랑하지만 사랑에 구속되어 또 다른 억압과 키치로 살기 싫어서 그의 곁을 떠나버린다.

 

네 사람의 사랑이야기, 사랑과 배신, 연민, 분노, 불안, 애착, 파국의 모든 형상을 그리고 있다,

그런데 그 사랑이야기에서 존재의 가치, 가벼움과 무거움의 미묘한 차이에서 얼마나 방황하며 처절하게 싸워가면서 삶을 살아가는지를 보여준다.

정답은 없다. 모든 삶은 다 자신의 이야기이며 경험이며 존재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그녀를 거울로 이끌었던 것은 허영심이 아니라 거울 속에서 자신의 자아를 발견하는 경이감이었다.

* 하나의 사랑이 잊히지 않는 사랑이 되기 위해서는 성프란체스코의 어깨에 새들이 모여 앉듯 첫 순간부터 여러 우연이 합해져야만 한다(P 88)

*. 인간은 가장 깊은 절망의 순강에서조차 무심결에 아름다움의 법칙에 따라 자신의 삶을 작곡한다(P93)

*행위의 목격자가 있는 그 순간부터 우리는 좋건, 싫건 간에 우리를 관찬 하는 눈에 자신을 맞추며 우리가 하는 그 무엇도 더 이상 진실이 아니다. 군중이 있다는 것, 군중을 염두에 두고 산다는 것은 거짓 속에 사는 것이다(P187)

* 사랑은 은유로 시작된다.(P337)

* 역사란 개인의 삶만큼이나 가벼움, 참을 수 없을 정도의 가벼운 깃털처럼 가벼운 바람에 날리는 먼지처럼 가벼운, 내일이면 사라질 그 무엇처럼 가벼운 것이다(P358)

* 인간의 시간은 원형으로 돌지 않고 직선으로 나아간다. 행복은 반복의 욕구이기에 인간이 행복할 수 없는 것도 이런 이유다(p483)

 

소설 속의 문장은 삶의 대서사이다. 나체의 모습으로 거울 앞에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는 테레자처럼 인간의 숨겨진 민낯을 켜켜이 들켜버렸다.

화폭에 그려진 그림의 이면에 또 다른 그림자, 보여주고자 하는 억압, 탄압을 고발하는 사비나의 처절한 몸짓은 내 안에 숨어있는 내 모습이기도 하다.

 

 

 

사랑은 은유로 시작된다.

생명은 사랑으로 시작되고 그 사랑으로 끝난다. 이 세상에 태어나면서 부모의 사랑을 받는다. 

어쩌면 부모의 사랑은 지독하게 무거운 사랑이다. 자신의 목숨을 내놓을 수 있는 사랑이다.

그 사랑으로 세상에 나오고 사랑을 찾아 자식은 가볍게 날아간다. 가볍게 날아간 사랑은 둥지를 만나는 순간부터 무거운 사랑으로 변하게 된다.  설렘에서 욕심이 생기고 집착하게 되고 구속하게 된다. 사랑에 대한 책임과 의무가 수반되기 때문에 고통이 될 수 있기도 하고 행복이 될 수도 있다. 

 

 

 

질문이란 이면에 숨은 것을 볼 수 있도록 무대장치의 화폭을 찢는 칼과 같은 것이다(P411)

 

삶의 가벼움, 무거움 어디에 머물러 있을까?

존재하는 것에 대한 나의 생각은 무엇일까?

키치의 순간을 나는 얼마나 수없이 넘나들고 있는가?

 

연약한 존재이기에 가벼움에서 무거움으로 가장하고 그 안에 있을 때도 있다. 그러나 때로는 가벼움의 옷을 입고 있을 때도 있다. 모두 나인 것이다. 줄타기를 하는 원숭이처럼 가벼움과 무거움의 사이를 종횡무진하는 삶이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심호한 뜻은 잘 이해하기 어렵지만 가벼움과 무거움의 상황을 조금은 알 것 같고 그 앎이 가벼움에서는 무거움을 무거움에서는 조금은 가벼움을 넣으면서 유연하게 살아가보자 생각한다.

 

 

 

그녀가 한 말은 슬펐지만 그런데도 왠지 모르게 그들은 행복했다. 
그들이 행복한 것은 슬픔을 무릅써서가 아니라 슬픔 덕분이었던 것이다. 
두 사람은 손을 잡고 걸었고, 두 사람 눈앞에는 똑같은 이미지가 떠올랐다. 
그들이 지나온 십 년의 삶을 몸으로 구현하는 절름발이 개 (P476)

 

테레자가 키운 개 카네린이 죽음을 맞이하고 있다. 이해관계가 없는 사랑을 한 카레닌은 아픈 다리를 이끌고 주인의 행복을 위해 산책을 나온다.

 

토마시와 테레자는 아무도 모르는 시골에 내려와 카네린과 조용히 셋만의 삶을 선택하였다.

만족스럽지는 않아도 또한 만족스럽고 부족하지만 사랑임을 알면서 살아간다.

삶의 행복은 그 안의 슬픔으로 인하여 서서히 제 모습을 드러내는지 모른다.

불안전한 삶, 서로의 목적에 의해 연결되어 사랑을 하며 지내온 그들의 삶은 절름발이 개 카네린의 모습과 흡사 닮아있다.

아니 우리네 삶이 닮아있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그를 자신의 모습에 따라 바꾸려 하지  않았다.
자발적 사랑이다(P482)

 

자발적 사랑은 우리가 바라는 사랑인지 모른다. 

타인의 시선 속에 살아가면서 때로는 갇힌 프레임으로 판단하고 짊어지며 살아가기도 하지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존재자체를 바꾸려 하지 않는 태도를 갖는다면 좀 더 자발적 사랑으로 무겁지만 가벼움을 느끼며 슬픔 속에서 행복의 미소를 발견하는 삶으로 채우지 않을까 한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으로 나의 존재를 거울에 비춰보시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http://Athog.me/t7ex0hi7a7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예스24

“그들은 서로 사랑했는데도 상대방에게 하나의 지옥을 선사했다.”국내 출간 30주년 및 국내 총 판매량 100만부 달성 기념 리뉴얼 단행본 출간매해 노벨 문학상 후보 목록에 오르는 작가인 동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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