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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

가을에 읽는 시 추천 [끝까지 남겨두는 그 마음]-나태주

by 슬기맘오똑이 2023.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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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에 읽는 시 추천 [끝까지 남겨두는 그 마음]-나태주

 

 

갑자기 추석명절이 지나고 바람이 스산해지더니 가을이 바싹 다가온 10월입니다.

살갗에 느껴지는 바람의 온도에 따스함이 그리워지고 가슴을 몽글하게 피어줄 시 한 소절이 생각나는 계절이어서 도서관에서 나태주 시집을 꺼내 들었습니다.

 

 

 

부디 나의 마음을 읽어주세요(p4)

 

시를 전하고픈 시인의 간절한 한 마디입니다.

시인은 시에 자신의 인생을 담고 내가 읽음으써 시인의 마음을 알기를 바라며 나의 인생도 들여다 보기를 바랍니다.

시를 읽는 독자에게 시인의 마음이 함께 하고 나의 인생 또한 늘 함께 함을 알게 하고 그 마음을 부디 읽어주기를 부탁합니다.

 

 

 

 

 

 

 

사는 법

그리운 날은 그림을 그리고
쓸쓸한 날은 음악을 들었다

그리고도 남는 날은
너를 생각해야만 했다. (p14)

 

 

그리운 날은 그림을 그리고 / 쓸쓸한 날은 음악을 들었다/

 

고궁에서 그림을 그리는 화가의 모습과 이어폰을 끼고 낙엽을 밟으며 파란 하늘을 바라보는 사람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사는 것은 별 것 없는 것 같습니다.

스치는 일상 속에서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여유, 그 변화의 순간을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을 그리워하며 전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사는 것 그것이 이 한 세상을 살아가는 모습 같습니다.

나는 작가의 남능 한마디를 덧붙이고 싶습니다.

 

그리고 나는 글을 써야만 했다.

너를 그리며

내 마음을 그리며 

그 길을 따라 써내려 간다.

 

나 또한 작가의 마음에 살포시 내 마음도 포개어봅니다.

 

 

 

 

내가 너를

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너는 몰라도 된다.

너를 좋아하는 마음은
오로지 나의 것이요,
나의 그리움은
나 혼자만의 것으로도
차고 넘치니까..

나는 이제
너 없이도 너를
좋아할 수 있다.(p18)

 

 

너를 좋아하는 마음은 / 오로지 나의 것이요/ 나의 그리움은 /나 혼자만의 것으로도/ 차고 넘치니까..

 

나 혼자만의 것으로도 차고 넘치니까 이 구절을 읽으면서 부모님이 생각났습니다.

배 아파서 낳아 진자리 마른자리 오매불망 키워 자신의 길을 찾아 떠난 자식을 마음을 다 내어주어도 마르지 않고 넘치는  사랑을 주시는 부모님.

자식이 오면 아끼고 아껴 꺼내놓는 식탁 가득 풍성한 밥상이 눈물 나게 고맙습니다.

간강 한 모습으로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고맙다  토닥여주시는 부모님의 거친 손이 지친 일상의 피로와 시린 마음을 따스하게 감싸주는 나는 아직도 부모님의 어린 자식입니다.

그 마음에 가슴이 먹먹하여 시 한 소절에 목이 매입니다.

 

 

 

 

 

 

 

사랑은 언제나 서툴다.

서툴지 않은 사랑은 이미
사랑이 아니다
어제보고 오늘 보아도
서툴고 새로운 너의 얼굴

낯설지 않은 사랑은 이미
사랑이 아니다
금방 든고 또 들어도
낯설고 새로운 너의 목소리

어디서 이 사람을 보았던가.....
이 목소리 들었던가.
서툰 것만이 사랑이다
낯선 것만 이 사랑이다

오늘도 너는 내 앞에서
다시 한번 태어나고
오늘도 나는 네 앞에서
다시 한번 죽는다.

 

 

30년을 넘게 살아왔는데도 여전히 서툴고 낯선 모습을 마주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약간의 당혹스러움을 느끼게 되는데 생각해 보면 나도 어제의 나와 다른데 그 또한 어제와 다른 사람입니다.

매일 새롭게 태어나고 새롭게 경험하면서 어제의 나를 다시 죽이고 오늘을 살아가며 사랑합니다.

사랑은 길들여지지 않고 언제나 서툴고 낯설어서 긴장감과 기대감과 또 다른 내려놓음, 비어냄을 동시에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사랑이 위대한 것인가요?

사랑이 어려운 것인가요?

 

 

 

묘비명

많이 보고 싶겠지만
조금만 참자. (P86)

 

 

인생은 윤화라고 했던가? 이승에서 저승으로, 생명에서 영혼으로 이어져 있는 다리.

다시 만난 날을 기대하며 잠시 이별을 참아내자.

 

떠나는 사람도, 보내는 사람도 이 묘비명으로 이별의 아픔에 조금은 위안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나의 묘비명은 무어라 적을까?

남겨진 사람과 떠나는 나의 마음을 위로하며 아름답게 추억하는 그 문장은 무엇일까?

이 생각을 하는 순간 나는 떠나고도 추억으로 남고 싶은 내 이기심이 발동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말

보고 싶었다
많이 생각이 났다

그러면서도 끝까지
남겨두는 말은
사랑한다
너를 사랑한다

입속에 남아서 그 말
꽃이 되고
향기가 되고
노래가 되기를 바란다.(P90)

 

 

오랫동안 바쁜 일상 핑계로 연락을 못한 친구에게 전하고 싶은 말입니다.

 

보고 싶었다, 많이 생각났다

 

사랑하다는 그 말보다 때로는 내 마음을 가장 잘 표현하는 말이기도 하다.그 마음길이 바로 친구에게로 바로 가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시 _2

그냥 줍는 것이다

길거리나 사람들 사이에
버려진 채 빛나는 마음의 보석들.(P128)

 

나태주 님이기에 가능한 시 줍기입니다. 길거리나 사람들 사이에/ 버려진 채 빛나는 마음의 보석들./

이렇게 아름다운 시어로 우리 가슴에 큰 여운과 감동을 주는 시인의 기술이 한없이 부럽고 경이롭습니다.

나도 그냥 줍고 싶다는 욕심을 푸른 하늘에 빌어보고 싶습니다. 

 

 

 

 

 

 

 행복

저녁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 있다는 것(P173)

 

행복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나의 작은 손안에 꼭 담겨있습니다.

움켜쥐고 없다 찾지 말고 다섯 손가락을 활짝 펴면 그 안에 나의 행복이 담겨 있습니다.

이 아침이 감사하며 행복합니다.

가을날 읽은 시 한 권에 소중한 나의 행복을 느끼며 충만함에 감사합니다.

 

 

 

 

오늘

지금 여기
행복이 있고

어제 거기
추억이 있고

멀리 저기에
그리움 있다

알아서 살자(P187)

 

 

오늘 여기 지금 행복이 있습니다. 어제 거기에 추억이 있고 그리고 내일의 그리움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시인을 알아서 살자라고 말합니다.

 

알아서 잘 살겠습니다.

 

 

 

 

 

작가가 전하는 말

작가의 마음 길을 따라가다 보면 만나게 됩니다.

가을이 남기는 아름다움을 시와 함께 작가의 마음 길을 따라가보지 않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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