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시화 에세이-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신이 쉼표를 넣은 곳에 마침표를 찍지 마라

 

류시화 에세이를 읽다가 다시 읽었어요.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글쎄  누가 알까요?  내가 알까요? 네가 알까요? 아니면 하늘에 계시는 전지전능한 신이 알까요? 

아니면 류시화님이 알고 있는 것일까요?

명확한 대답을 찾을 수 있을까 기대감에 책을 펼쳤습니다.

 

 

글이 시입니다.

한 소절, 한 소절 읽으면서 상념 속에 머물러 있던 생각들이 하나 둘 고개를 내밀며 자신의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그동안 꾹꾹 담아냈던 감정의 물고가 터지기도 합니다.

둑이 무너진 범람하겠지요. 그러나 넘쳐서 흘러가야 하는 것을 담아 두면 나중에는 댐이 무너지 듯 걷잡을 수 없는 감정의 쓰나미에 나를 잃을 수 있습니다.

 

 

'인생에 이보다 더 나쁜 것은 없다'를 경험하면서 '나는 행복합니다'의 힌디어를 반복하면서 삶의 한 순간을 잡아 빛을 찾고 소리를 찾아 대화하면서 세상에서 전해주는 진리의 이야기를 써 내려갔습니다.

처절한 굴곡진 삶 속에서 어떻게 시인이 되고 글 쓰는 사람이 되어 세상의 빛을 담아냈을까 작가의 글 길을 따라 동행하며 나도 아파하기도 하고 또한 행복을 느끼는 순간에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도 감동에 함께 눈물짓기도 했습니다.

 

 

 

목차 한 꼭지 한 꼭지가 철학이며 시어입니다.

비를 맞는 바보, 그것을 큰일로 만들지 마라, 축복을 셀 때 상처를 빼고 세지마라, 신은 구불구불한 글씨로 똑바르게 메시지를 전한다. 살아 있는 것은 아프다.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매장과 파종, 어떤 길을 가든 그 길과 하나가 돼라, 60억 개의 세상,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 나는 왜 네가 아닌가, 자심을 태우지 않고 빛나는 별은 없다. 우리가 찾는 것이 우리를 찾고 있다.

 

목차만으로도 어떤 이야기인가 알 수 있기도 하고, 어떤 목차는 반전의 이야기라 빨려 들어가고 작가의 질문이 나의 질문이 되어 가슴에 끊임없는 파도가 일렁입니다.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자신의 소명을 사랑하면 펼시 세상도 사랑하게 된다.
그 밤에 비를 맞으면서 나는 온 영혼을 다해 소리 내어 시를 외웠다.
그리고 나 자신이 '오갈 데 없는 처지라거나 공동제에서 쫓겨난 마귀가 아니라 시인'이라고 생각하자 
열굴을 때리는 빗방울이, 빗줄기에 춤추는 옥수수 잎이, 촛농이 멀어지는 창턱까지도 축복처럼 여겨졌다. 
그런 시적인 순간은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삶이 내게 말하려 했던 것이 그것이었다. 
이 깨달음은 그날 이후에도 나를 붙들어 주었다. 
언제 어디서나 나 자신이 시인임을 기억할 때, 모든 예기치 않은 상황들을 마음을 열고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때 삶이라는 이 사건이 글을 쓰기 위한 선물로 바뀌였다. 
그리고 그것이 내게는 인생 본연의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올 잃지 않는 길이었다.

 

 

고통의 순간에서 자신의 소명을 찾았습니다.  저자는 자신의 소명을 사랑하면 세상을 사랑할 것이라고 합니다.

소명을 위해 살아가면 이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경이로운지를 알아가는 기쁨을 느낄 것입니다.

나의 소명은 무엇인가?

소명을 알고 행하면서 삶이 주는 기쁨과 모든 것이 축복이며 선물임을 알고 싶습니다.

인생 본연의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는 길을 찾아가렵니다.

 

 

 

 

낫싱 스페셜( Nothing special!)
큰일이 아니니 걱정하지 말라

 

 

남인도 첸나이에 갔을 때 큰 비를 만나 숙소가 물에 차고 소인지 사람인지 물난리가 나서 떠내려가는데 그 순간 두려움에 떨고 있을 때 운전사가 외친 한마디라고 합니다. 그 한 마디에 부정적인 생각으로 내면의 두려움을 한 순간에 바꿔 놓았다고 합니다.

 

마음을 바꿔 먹으면 두려움과 괴로움이 가벼워지고 마음이 열리고 가슴이 열립니다.

우리는 많은 문제들에 큰 의미를 부여하며 살아가서 마음의 여유와 순리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괴로움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편찮으셔서 큰 수술을 앞두고 있을 때  가족은 큰 슬픔과 걱정에 좌절하고 있었는데 '나쁜 암덩이 떼어내면 다시 건강해지는데 무얼 걱정해? 건강하려고 하는 거니까 너무 걱정 말고 쉬고 있어, 의사 선생님이 잘해주실 거야'라며 웃으시면서 오히려 우리를 안심시키시는 아버지로 인해 가족은 기운을 내고 기도를 했어요. 그리고 아버지는 수술을 잘 받으시고 지금까지 건강하게 잘 지내십니다.

눈송이가 가볍게 내리지만 쌓이면 나무가지가 꺾이고 눈사태가 일어나듯이 작은 생각과 생각들이 쌓이면 굳건한 마음과 몸을 무력하게 만듭니다.

사서 하는 걱정을 하지 맙시다. 

무엇이든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말처럼 좋은 일은 좋은 생각으로, 나쁜 일이 생기면 내일은 잘 될 거야라고 생각하며 내가 할 수 있는 오늘 할 일을 묵묵히 해나가는 지혜를 길러봅니다.

 

 

 

 

 

'축복'은 프랑스어로 '상처 입다' 어원과 같다고 합니다.

상처의 경험이 아픔일 뿐일까요? 상처가 아픔이고 고통이라고 생각하고 그 고통에 지금도 시리도록 울고 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상처가 주는 또 다른 이야기가 있어서 옮겨봅니다.

*상처가 되는 경험은 우연한 사고가 아니다. 자기 존재의 방향을 찾기 위해, 즉 삶을 진지하게 살기 위해 당신이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온 기회이다.

* 치유는 파도로도 온다, 파도는 쓰러뜨리기도 하지만 다시 쳐서 일어나게도 한다.

* 우리가 상처를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상처가 우리를 치료하는지도 모른다.

*축복을 셀 때 상처를 빼고 세지 말아야 한다.

*카톨릭에서는 고통을 펠릭스쿨파, '행운의 추락'이라고 표현한다. 상처가 구원으로 인도하기 때문이다.

 

작가는 삶이 우리를 밖으로부터 안으로 불러들이는 방법이 '상처'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나 또한 아들이 새생명을 얻고 다시 숨을 쉬면서 공기의 고마움과 삶의 의미와 감사함을 알게 되고  사랑을 받고 사랑하는 존재로 살아감을 매일매일 감사합니다.

우리의 삶이 상처보다 더 크고 고귀하다는 것을 알아갑니다.

 

 

 

 

왜 나에게 이것밖에 주지 않는 거죠?
한 목소리가 대답합니다
'이것만이 너를 저것으로 인도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p64)

 

'왜 나에게 이것밖에 주지 않는 거죠?' 저도 원망한 적이 있습니다. 

왠지 나에게만 불공평한 것 같고 내가 원하는 것은 멀리 알아서 도망가는 느낌을 받을 때 '왜 이리도 나에게는 지독할까'  따져 묻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그 안을 자세히 바라다보면 작은 문이 열려있고 다른 곳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됩니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고 내가 느끼는 고통이 끝이 아니라 내가 가야 할 길에 놓인 징검다리임을 알아차리는 밝은 눈이 필요합니다.

눈뜬 장님이 되어 나에게 온 기회를 놓치는 실수를 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너의 진실한 한 문장은 뭐야?
너의 진실한 마음은?
진실한 한 걸음, 진실한 한 곡조는? (p224)

 

작가에게 영감은 그저 매일 계속 쓰는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헤밍웨이가 스무살의 작가에게 영감을 준 '진실한 한 문장'을 위해 매일 쓰고 또 쓰면서 계속 쓸 것을 다짐하였다고 합니다.

가슴을 뛰게 하는 '진실한 한 문장'을  쓰기 위해 나는 태어났고 게속 쓸 것이고 쓰면서 나는 치유가 되었고 앞으로도 그렇게 될 것이고 믿음으로 <무기여 잘 있거라>,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누구를 위해 종을 울리니>, <노인과 바다> 등 세상에 명작을 남겼습니다.

 

 

나는 무엇으로 시작해야 할까? 나의 소명은 무엇인가? 나의 진실한 문장은? 

나도 질문하며 또 이렇게 책을 읽고 밑줄을 그으며 필사를 합니다.

 

 http://Athog.me/t7eojxj3uk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 예스24

 

나의 문장, 나의 소명을 알아가는 길을 안내해주는 시인의 에세이입니다.

어떤 문장으로 시작하시겠습니까?

진솔한 대화를 지금 시작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