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은 기쁨을 모으는 방법 [어느 하루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삶의 투쟁, 작은 기쁨, 그리고 회복탄력성의 힘에 대한 성찰
삶은 외부와 내부의 싸움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가는 섬세한 줄타기처럼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어느 하루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를 읽으며 마치 누군가의 일기를 들여다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솔직하고 진솔한 순간들이 펼쳐지며 우리의 공통된 인간 경험을 비추는 이야기였습니다. 이 책은 단순한 생각의 모음집을 넘어, 삶의 조용하지만 깊은 진리를 전하고 있으며, 어려움 속에서 의미를 찾고자 하는 이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건넵니다.
작가는 드라마의 명대사와 날카로운 통찰을 엮어, 독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드라마의 명대사가 화면이 꺼진 후에도 우리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아있듯, 이 책 속의 문장들도 삶의 혼란스러운 순간들에 빛을 비추는 역할을 합니다.
인생도 어떻게 보면 외력과 내력의 싸움이고 무슨 일이 있어도 내력이 있으면 버티는 거야." 나의 아저씨에서 중년의 남자 -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는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인용된 다음 문장이었습니다. 이 대사는 이 책의 핵심 주제를 아름답게 요약합니다. 외부의 도전은 종종 우리의 통제를 벗어나 있지만, 우리가 어떻게 내면을 단단히 다지느냐에 따라 폭풍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균형이 쉽지 않다는 사실도 책은 인정합니다. 작가는 변명을 단순히 나약함으로 치부하지 않습니다. 절망의 순간에, 변명은 임시로 피난처가 되어 재정비할 시간을 줄 수 있습니다. 이는 현실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자비를 베푸는 행위입니다. 때로는 가장 가혹한 진실과 맞서기보다는 잠시 멈추고 숨을 고르는 선택이 생존의 열쇠가 되기도 합니다.
어머니의 핑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식들과 모여 함께하는 시간을 갖고 싶어 만들어내는 핑계.
핑계라고 하면 괜스레 구실을 내세우는 것으로 치부되지만, 어떤 경우에는 삶의 중요한 힘이 되기도 한다. 삶의 어떤 것들은 진실을 직면하는 것보다 때론 구실을 대며 외면할 때 더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되기도 한다. -<어느 하루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주중에 연로하신 부모님이 잘 지내시나 안부전화를 드립니다. 내 목소리를 듣자 마자 '별일 없이 잘 지내고 있다 하시며 우리들의 안부를 더 궁금해하십니다. 요즘도 많이 바쁜지, 바쁘다는 핑계로 밥을 잘 먹고 다니지는 않는지, 손주, 손녀의 안부를 묻습니다. 그리시고는 주말에 혹시 별일 없는지 조심스럽게 물으시면서 바쁘지 않으면 잠깐 오면 좋겠다고 말씀하십니다. 동치미를 해 놓았다, 빵이 선물로 왔는데 너무 많으니까 와서 가지고 가라 등등 한 꾸러미를 준비하십니다.
그저 자식의 입에 들어가는 것이 좋은 부모님, 그렇게 얼굴 한번 더 보고 싶어하시는 부모님의 소마음이 전해집니다.
때로는 말로 전하는 것이 쑥스럽고 서먹한 관계획복을 위해서 뻔히 알 수 있는 핑게를 구실로 회복의 연결고리를 풀 때가 있습니다. 때로는 못 본 척, 모르는 척 선한 거짓말을 할 때가 있습니다. 이런 순간들이 오히려 마음을 단단하게 연결시켜주며 진심에 닿게 됩니다. 이런 사소한 핑계들이 삶을 즐겁고 을 즐겁게 풍요롭게 만들어줍니다.
보고푼 친구에게 따스한 커피 한잔 하자고 전화를 해야겠습니다.
지금은 좋지만 살다 보면 또 고비가 올 거 아니야 그럼 그 달콤했던 기억들을 유리병에서 사탕 꺼내 먹는 것처럼 하나씩 까먹으면서 힘들고 쓴 시간을 견디는 거지. 그러니까 우린 좋을 때 그걸 잔뜩 모아둬야 하는 거라고. 나 이제 주식이랑 지분 모으는 것보다 행복한 기억들을 모으는 데 더 집중해 볼 거야. 나한테는 이제 그 유리병을 채우는 일이 제일 중요해."
눈물의 여왕 -
이 책의 가장 인상 깊은 은유 중 하나는 좋은 기억을 유리병 속 사탕에 비유한 부분입니다. 이 비유는 저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스쳐 지나가는 행복의 순간들을 소중히 여기고 놓치지 않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죠.
우리는 종종 걱정과 바쁜 일상 속에서 이런 순간들을 간과하곤 합니다. 하지만 책은 우리가 이 순간들을 보물처럼 소중히 간직하고, 더 어두운 날들에 다시 꺼내볼 수 있도록 제안합니다. 행복은 거창하거나 손에 닿지 않는 무언가가 아니라, 작은 의도적인 행동에서 비롯됩니다—노을을 바라보는 것, 함께 웃는 것, 조용한 시간을 누리는 것처럼요.
글값과 몸값이 오른다고 헛헛한 마음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세상엔 가격으로는 매길 수 없는 가치들이 있으니까. 그러니 혹여나 세상이 부르는 가격 앞에 의기소침할 필요는 없다. 당신의 존재 자체가 갖는 가치는 결코 가격으론 못 매기니까.
숫자와 물질에 얽매인 세상—주식, 급여, 소유물의 가치—속에서 이 책은 강력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세상에는 값을 매길 수 없는 가치들이 있다."
이 문장은 드라마 퀸메이커에서 가져온 통찰과 함께, 우리가 어떻게 가치를 측정하는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우리의 존재 가치는 외부의 인정이나 물질적 성공에 묶여 있지 않습니다. 이를 깨닫는 순간, 우리는 사회적 기대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중요한 것—관계, 개인의 성장, 그리고 단순히 존재하는 것의 존엄성—에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책은 독자들에게 존재 자체가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고 안심시킵니다. 세상이 가치를 정의하는 방식과 상관없이, 우리의 존재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습니다.
사는 거 다 거기서 거기라며 남들 사는 대로 사는 것으로 불행하지 않다고 스스로에게 다짐하며 우리는 그걸 행복으로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 그걸 우리는 애써 행복으로 포장하고 있는 건 아닐까. 생존의 공간 깊숙이 들어와 살고 있는 우리에게는 간간이라도 실존의 공간'이 필요하다. 멀리 떠나지 않아도 잠시 나로 오롯이 존재하는 시간과 공간의 틈이 있어야 숨을 쉴 수 있다.
현대의 빠른 삶 속에서 ‘존재의 공간’을 찾는다는 것은 사치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이런 공간을 만들기 위해 멀리 갈 필요가 없다고 말합니다. 잠시 멈추어 숨을 고르고, 자신과 다시 연결될 수 있는 작은 시간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끊임없는 생산성이 미덕으로 여겨지는 사회에서, 번아웃과 압박감은 우리를 짓누르고 있습니다. 책은 조용히 조언합니다. 멈춰도 괜찮다고, 버틸 수 있을 만큼 버티고,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울 때는 표면으로 올라와 숨을 쉬라고 말이죠. 이런 후퇴의 순간들은 실패가 아니라 생존과 자기 보존을 위한 행위입니다.
우리가 얼마나 열심히 살았는지 또 얼마나 최선을 다했는지 뭐 그거 일일이 설명하려고 애쓸 필요 없어. 우리는 우리가 그냥 해온 대로, 살아온 대로 누가 뭐 라건 묵묵히 쭉 가 묵묵히 산다고 그건 절대로 사라질 거 아니거든. 정 선생. 진짜로 의미 있는 거는 절대로 사라지지 않는다. 알지?"
낭만닥터 김사부 3.
이 책에서 가장 감동적이었던 점은 바로 공감이었습니다. 삶의 투쟁에 종종 따르는 외로움을 인정하면서도, 우리가 결코 혼자가 아님을 상기시켜줍니다. 작가의 성찰은 우리의 싸움, 기쁨, 그리고 슬픔이 개별적인 것이 아니라 인간의 이야기에 속해 있음을 일깨워줍니다.
"함께 느끼고 나를 지켜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대신, 앞서거나 뒤에 있지 않고 옆에 있고 싶다."
이 말은 오랫동안 제 마음속에 남아있을 것 같습니다. 서로를 보호하고 존중하며 세워가는 관계의 중요성을 일깨워줍니다. 진정한 연결은 완벽함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서로의 결점을 받아들이고, 삶의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을 나란히 걸어가는 것입니다.
《어느 하루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는 단순한 책이 아니라 마치 친구처럼 느껴집니다. 책 속의 성찰은 우리의 고군분투를 이해하고 부드러운 지혜를 전해주는 따뜻한 대화와도 같습니다.
이 책은 쉬운 답을 제시하지도 않고, 삶이 항상 눈부실 것이라고 약속하지도 않습니다. 대신, 사소한 것에서 빛을 찾고, 삶의 흐름을 받아들이며, 각자의 고유한 여정 속에서 의미를 찾을 것을 제안합니다.
읽는 내내 제 삶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나의 투쟁을 인정하고, 나의 기쁨을 소중히 여기며, 불완전함 속에서도 강인함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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